윤병국의원
존경하는 오명근 의장님, 그리고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의사일정 제17항 부천시 거주외국인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부결시켜 달라고 부탁드리기 위해서 여러분 앞에 나왔습니다. 이 조례는 우리 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지역사회 적응과 생활편익 향상을 도모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안 제5조에서 지원대상을 정하면서 소위 불법체류자는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는 단서를 달고 있습니다. 본 의원은 이 조항이 독소조항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상임위원회에서 조례안을 심사하면서 단서를 삭제하고 의결해 주실 것을 주장했으나 저의 설명과 노력이 부족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관례상 마땅히 위원회의 결정대로 차후 개정 등을 모색하는, 위원회의 결정에 승복하여 차후에 개정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여야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조례가 통과되어 시행된다면 심각한 모순을 야기할 수 있기에 조례안을 부결시킨 상태에서 명실상부한 새로운 조례를 만들기 위해 새롭게 논의할 기회를 갖게 해 달라고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호소하는 것입니다. 지난 22일 저희 상임위원회에서 조례안을 설명하면서 외국인 지원에 관한 주무부서장인 총무과장은 인터넷에 떠도는 정체불명의 글을 인용하면서 “불법체류자는 대한민국을 폭발시킬 시한폭탄이다.”, “불법체류자가 난무하여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여러분, 불법체류자는 그 사람의 전 인격이 불법이고 모든 행동이 불법입니까? 이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단지 행정법을 어긴 사람입니다. 작년에 저희 상임위원회에서는 중국으로 연수를 다녀온 바가 있습니다. 중국에 있는 조선족 동포들도 만나고, 백두산도 가 보고,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연수가 되었습니다마는 무엇보다도 저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저희들이 귀국길에 연길공항을 통해서 귀국을 했는데 출국절차가 지연되면서 그 공항에서 한국으로 돈 벌러 오기 위해서, 이주노동을 위해서 공항에서 온 가족과 함께 눈물의 이별을 하는, 저는 아직도 그것을 ‘눈물의 연길공항’이라고 부릅니다마는 온 가족의 기대와 희망과 모든 영광을 그 가녀린 여성이 두 어깨에 짊어지고 한국으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면서 돈을 벌기 위해 그 가족과 이별하는 장면이 아직까지도 저의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우리 땅에 와서 노동을 하다가 사업장이 부도가 나거나, 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불법체류자가 됩니다. 「출입국관리법」에 의해 불법체류가 적발되면 강제퇴거를 당할 수 있는 그런 분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얼마 전에 우리 아버지, 삼촌이 독일의 광부로, 간호사로 갔던 그분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미국 땅, 일본 땅을 떠도는 20여만 명의 한국인 불법체류자들과 다를 바 하나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저희 위원회에서 이 조례안을 심사하면서 상위 법령에 위배되지 않느냐, 또는 불법체류자를 지원하는 게 상위 법령에 위배되지 않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자세히 설명하지 못했고, 또 여러 분들께서도 지금 처음 접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설명을 좀 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헌법」은 그 전문에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것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헌법에 의해서 대한민국이 체결하고 있는 각종 국제조약들도 체류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그 사람들에게 인도적인 지원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 없습니다. 실제로 고등법원은 미등록 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현재 차별 금지법을 입법 예고하여 출신 국가나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등을 이유로 한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고 예방하며 불합리한 차별로 인한 피해자의 구제조치를 법제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에 위배되므로 지원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러나「출입국관리법」은 외국인의 출입국 관리나 체류 관리를 위한 법률입니다. 인도적 지원과는 관련 없는 법이며, 오히려「출입국관리법」에서도 피보호자의 인권존중과 차별금지를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2007년 2월 여수 외국인보호소에서 한밤중에 화재가 나서 10명이 불에 타 숨졌습니다. 그분들은 말뿐인 보호소에서 쇠창살에 갇혀서, 열쇠를 가져오지 못해서 그 연기 속에서 절규하며 죽어갔던 것입니다. 그 사건 이후 국가인권위원회는 외국인 보호가 행정처분임에도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등 높은 수준의 기본권 침해가 동반되기 때문에「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하라는 권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합법적 체류자에 대한 처우를 정한「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이 이 조례의 상위법이며, 이 법에 합법적 체류자에 대한 규정만 있으므로 불법체류자 지원은 위법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은 이 조례의 상위법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행정자치부가 이 조례 표준안을 전국 지자체에 시달한 게 2006년 5월이고, 지금 말씀드린「제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이 국회에서 제정돼서 발효된 것은 2007년 5월입니다. 나중에 제정된 법률이 어떻게 먼저 표준안이 제시된 조례의 상위법이 될 수 있습니까? 실제로 정부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불법체류자를 포함하여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미등록 노동자를 대상으로 최대 1천만 원까지 무료진료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미등록 가정 영·유아에게 국가 필수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에서는 미등록 외국인 가정의 자녀를 학교에 입학하여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에게도「근로기준법」을 적용하여 노동청을 통한 미등록 노동자 권리구제 및 지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지금 우리 부천시도 국·도비를 포함하여 1억 6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서 외국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지원 내용에는 불법체류자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부천은 민간단체에 의해서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지원한 모델도시라고 할 정도로 아주 모범적으로 지원을 해 오고 있었습니다. 이주노동이 시작된 지 지금 20년이 채 안 되는데 부천시에서는 1995년에 민간단체에 의해서 외국인 노동자의집을 만들고, 얼마 전에 행사가 있었습니다마는 제8회 다문화축제를 개최하면서, 모토가 ‘우리도 부천을 사랑해요.’라는 행사를 개최하면서 우리 부천이 정말 따뜻한 인권도시로서 외국인들에게 어필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열린 행사에는 특별히 총무과장님께서 성범죄에 대한 범죄의식이 없다고 이야기했던 그 파키스탄 대사님이 직접 참석해서 자국의 국민들과 또 다른 이주노동자들을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민간단체의 지원 전통 때문에 우리 지역의 원로로 존경받는 석왕사 영담스님께서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산업훈장을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마침 그 단체가 설립 12주년을 맞는 기념행사를 오늘 저녁에 개최한다고 합니다. 여러분, 지금 상정된 조례안은 구체적인 지원을 명시하고 있는 그런 조례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마치 일부 언론은 “결식아동을 도울 것인가, 불법체류자를 도울 것인가”라면서 감정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주무부서가 총무과로 되어 있습니다마는 총무과에서는 저희 위원회 질의 답변 시에 기존에 지원하던 예산 외에 내년 예산에 별도로 추가 편성한 것도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지원되는 1억 6천여만 원의 예산도 국·도비에 의해서, 요즘 한참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결혼이민자 가족 지원 이런 내용들을 빼면 실제로 사회단체보조금 등에 의해서 지원되는 예산은 1억 원에도 못 미치는 아주 미미한 예산이고 대부분이 외국인 근로자 공동체 지원, 무료진료 지원, 이런 기본적인 인권에 관한 사항입니다. 그런데 이 조례가 제정되면 현재 민간단체로 지원되던 이런 예산들이 모두 불법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이제까지 부천시가 해 왔던 모든 일이 불법을 포함한 일이 되고 우리 조례에 의해 분명히 위배되는 것입니다. 심사보고서 55쪽에 있습니다마는 질의 답변 내용 중에 “이 조례가 제정되면 이제까지 불법체류자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했더니 “회수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예산마저 회수가 되어야 하는 그런 조례안이 지금 여러분 앞에 와 있는 것입니다. 이 조례는 행자부의 표준조례안 시달에 의해서 시작됐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행자부 표준조례안을 받아서 큰 고민 없이 제정한 그런 내용입니다. 그러나 전라남도 목포시 같은 경우는 동일한 제목의 조례를 제정하면서 5조 단서조항을 완벽하게 삭제하였습니다. 또한 안산, 성남, 천안, 대구 달서구 등은 이 조례를 제정하면서 단서조항에도 불구하고 “불법체류를 해소하기 위한 사업이나 기타 긴급의료 등 인도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불법체류자에게도 지원을 할 수 있다.”라고 조항을 바꿔서 의결한 바가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이 단서를 삭제하고 제정을 해도 상위법에 전혀 위배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한 말씀입니다. 몇 년 전 코미디 프로그램 중에 “블랑카”라는 코미디를 여러분 다 기억을 하실 것입니다. 이 땅의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애환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서 코미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진한 눈물까지 자아냈던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그런 분들이 지금 총무과장님께 “과장님 나빠요”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의회에 그분들이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마땅히 단서조항을 빼고 수정을 해 달라고 요청해야 옳지만 존경하는 여러 의원님께서 갑자기 접한 내용이라 이해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일 것이므로 오늘 이 조례를 부결시켜 달라고 요청을 하는 것입니다. 상위법도 불명확하고, 주무부서도 어디인지 불명확하고, 본 의원이 통화를 했을 때 행정자치부조차도 자신들의 표준조례안이 미비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의원님들께서 알아서 처리하시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그런 조례입니다. 시급하지도 않고, 현재 지원되고 있는 최소한의 작은 지원마저도 불법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조례를 문제점이 충분히 지적된 상황에서 그냥 통과시켜버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부디 오늘 상정된 조례안을 부결시켜 주셔서 가족과 떨어져서 낯설고 물설은 외국 땅에서 목숨을 걸고 단속을 피해가며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 미등록 외국인들에게까지도 최소한의 인도적인 조치나마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시고, 그리하여 합리적인 조례를 다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존경하는 여러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께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