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역: 지도에서 선택2026년 9월 14일 월요일
우리동네 지방정부

지방의회 회의록을 사실 그대로

경기 안성시의회 5분자유발언

황윤희 의원 5분자유발언

213회 제2본회의2023-05-19

황윤희 의원 프로필 보기 →

더불어 민주당 황윤희 의원입니다. 오늘은 단식 5일 차입니다. 노숙을 한 지도 5일째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일상은 붕괴됐습니다. 내 몸은 이제 자가포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나를 먹어서 견디는 것입니다.

그제는 혈당 수치가 58이었습니다. 쓰러져도 상관없는 수치이지만 우리 민주당 의원들은 단식 중에도 매일 저녁 9시까지 농성장을 찾아오는 시민을 만나고 어제는 자정까지 오늘의 자유발언을 쓰느라 고생했습니다. 사람이 견딜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 10일 국민의힘은 보훈명예수당 9억 원 미편성을 이유로 모든 조례와 안건을 부결, 보류시켰고 이는 이미 방침을 정하고 들어와 집행부 설명도, 심사도 없이 이뤄진 처사입니다. 아울러 민주당 의원들의 의사는 이 과정에서 철저히 무시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식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10일부터 사흘간 저희 없이도 부결시키고 예결특위를 진행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월요일 민주당 의원들의 불출석을 문제 삼아 정회를 시켰습니다. 우리가 없다고 정족수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의사를 존중해 주는 것도 아닌데 또 심지어 우리에게 발언권을 제대로 주는 것도 아닌데 그럴 때는 또 우리 핑계를 대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임시회는 진행해야 한다는 일념하에 출석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타당하고 합당한 이유 없이 임시회는 일방적으로 정회되었습니다. 이를 민주당 때문이라고 하실 작정이십니까? 지나가는 사람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잘못은 명백합니다.

이렇게 또 3차 추경예산 1200억 원도 물거품이 됐습니다. 이번 임시회 사태로 시민을 위한 많은 사업들이 또다시 지연되고 국·도비를 받거나 내시된 사업들도 스톱되었습니다. 심지어 안성시 재산세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지자체가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갈 때 안성시는 발목이 잡혀 주저앉아 후퇴하고 있습니다. 발목 잡힌 안성시는 시장님의 것이 아닙니다. 안성시의회의 것도 아닙니다.

안성시는 안성시민의 것입니다. 시민이 있기에 안성시가 존재합니다. 이번 임시회는 4월에 있어야 했지만 5월로 미루어졌습니다.

보훈명예수당을 편성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대화와 타협, 공론화 등 수십 가지쯤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방법을 버리고 국민의힘은 단 한 번의 소통도 없이 실력행사에 나서기로 해 사상 초유의 심사 없는 부결이 이루어졌습니다. 작년 7월 8대 안성시의회가 출범하고 나서부터 이런 일은 반복됐습니다.

국민의힘이 삭감한 예산은 작년 추경 380억 원, ’23년 본예산 392억 원, 지난 2차 추경에서 시민께 돌아가야 될 재난지원금 100억 원대 수준입니다. 지금까지 삭감된 것을 포함하면 약 900억 원대에 이릅니다. 그 많은 예산을 삭감하고서는 보훈명예수당 9억 원 미편성을 이유로 이런 일을 행했습니다.

농성장에 수많은 시민들께서 응원차 방문해 주십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 분들은 우리를 응원하시면서 500만 원부터 몇천만 원까지 삭감된 예산을 말하십니다. 눈물겹습니다.

그분들이 시의 예산을 받아 자신의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닐진대 자신을 헐어 시민들을 위한 사업을 하고 행사를 하는 것인데 그 몇 푼 되지 않은 예산도 받지 못해 힘겨워하십니다. 시민 위에 군림한 시의회가 아니라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시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런 폭거는 있을 수 없습니다.

참담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수치스럽습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가 조금도 없는 안성시의회, 시민에 대한 애정을 찾아볼 수가 없는 시의회, 오직 나만 옳고 타인은 틀렸다고 하는 시의회, 시민 면담 요청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은 시의회, 공직사회에 대한 갑질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시의회, 권위 의식으로 똘똘 뭉친 시의회, 이런 안성시의회의 일원이라는 것이 참담하고 부끄럽고 수치스럽습니다. 사람이 용납할 수 있는 한계수치가 있습니다. 우리 민주당 의원들이 단식농성을 시작한 것은 용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단식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그런 수단을 선택한 것은 안성시의회 상황이 단식투쟁이 과하지 않을 정도의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시민들께서는 우리를 보고 “잘했다.”라고 하십니다. “어지간하면 단식이겠냐.”고도 하십니다.

오늘 오후 우리는 농성장을 김학용 국회의원실 앞으로 옮깁니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인 김학용 국회의원에게 이 사태의 책임을 묻고 안성시의회 개입설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함입니다. 안성시의회 사태에 대한 국민의힘 보도자료 중에는 국회의원실로부터 발송된 것이 있습니다.

또 안성시장기 체육대회 예산삭감은 김학용 의원님의 의중이 직접 작용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는 언론보도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합니다. 제게는 백성초, 명륜여중, 가온고를 나온 딸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제게는 남편도 있습니다. 매일 12시간쯤 격무에 시달리는 일반 회사원인 남편은 5일째 홀로 저녁을 먹고 있습니다. 엄마이자 아내인 저는 단식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 쓰러질지 알 수 없고 건강에 어떤 치명적인 결과가 올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저 분노가 매우 깊습니다. 적개심이 치솟아 이성을 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열심히 다스리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난 9일 저는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님들도 잘 모시겠다고 했습니다.

몸이 허물어가고 있지만 저보다 나이 어린 두 분의 민주당 의원님들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지만 화해하고 타협하고 소통하겠다는 그 마음 포기하지는 않겠습니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안성시민 여러분께 이번 임시회 사태에 대해 깊이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부디 이 불의를 바로잡는 데 힘을 보태주십시오. 저는 그것이면 족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