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의회 구정질문
서정순 의원 구정질문
안녕하십니까? 홍제1𔅪동 출신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서정순 의원입니다. 점심시간이 다 지났는데 장시간 동안 구정질문 경청해 주시느라 고생이 참 많으시네요.
청장님께서도 답변하시느라 참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재선의원으로서 6대 의회 들어 첫 구정질문을 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엄청난 위력의 태풍과 가을 장마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피해 현장을 파악하고 복구에 힘쓰신 관계 공무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구정질문은 주민참여 예산제도의 시행에 관한 것입니다. 주민참여예산은 1989년 브라질 포르뚜 알레그리라는 도시에서 시작되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스페인, 호주, 영국, 캐나다,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 그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추진 중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민참여예산은 제도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제도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시민단체의 예산감시운동이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2000년 3월에는 예산감시 네트워크가 출범하여 복지, 환경, 문화, 여성관련 예산 등의 분야로 특화되어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주민참여예산제’ 공약이 처음으로 등장했고, 이 시기부터 주민참여예산조례 제정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처음 도입하고 실시한 곳은 광주 북구입니다. 2003년 광주의 한 시민운동단체가 제안하여 주민참여에 관심이 많던 북구청장이 이를 받아들여 그해 8월부터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울산 동구에서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구청장으로 당선되면서 2004년부터 주민참여예산제가 도입되었습니다. 2010년 9월 초 한 토론회에 참석해 제가 파악한 바로는 주민참여예산조례가 제정된 곳은 전국적으로 100곳에 이릅니다.
조례가 이렇게 많이 제정된 것은 중앙정부의 법 개정과 지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자부는 2004부터 주민참여예산을 권고해오다가 2005년 8월에는 지방재정법을 개정하여 제39조에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예산 편성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여 시행할 수 있다.”라는 근거규정을 삽입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12월에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제정하여 주민의견수렴에 관한 절차․운영방법 등 구체적인 사항을 자치단체 조례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그 후 2006년 8월 행안부에서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조례 표준안을 작성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면서 주민참여예산조례는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본의원도 의원이 되기 전 풀뿌리 보육운동을 하던 중 진보적 여성운동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성인지 예산교육을 받고 2004년도 서대문구 보육예산을 분석하여 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해 11월에 바로 이곳 서대문구의회 1층 회의실에서 ‘보육 수요자의 눈으로 본 보육예산과 정책’이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했습니다.
이런 경험 덕분에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2006년 7월 의원이 된 후 5대 의회 때 몇 차례에 걸쳐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조례 발의를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행안부에서 내려온 표준조례안의 내용은 주민참여예산의 핵심적인 기구들에 대해 “~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으로 되어 있어 실효성이 없었습니다.
조례가 제정되었다 해도 집행부의 의지가 없으면 시행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례 발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기획예산과에 주민참여예산제도 도입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그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존경하는 문석진 구청장님께서는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1% 주민참여예산제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그 공약을 보고 무척 반가웠고 어떻게 시행해 나갈지 참으로 기대가 되었습니다. 한 지방신문에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1% 주민참여예산은 올해 본예산을 기준으로 하면 최고 25억원이고 서대문구에 주소를 두고 있거나 영업소의 본점 또는 지점을 둔 사업체의 대표자 또는 임직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참여 방법은 서대문구 홈페이지, 방문, 우편, 이메일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총 22건의 제안이 접수된 것으로 나옵니다. 각 동장님들도 주민들과의 회의가 있을 때마다 내년도 예산편성에 주민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을 적극 홍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획예산과의 담당 직원은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에 열의를 가지고 선도적인 광주 북구 사례를 직접 가서 배워오는 등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참여조례와 시행규칙을 제정한 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 문석진 청장님께서는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지 정말 궁금합니다. 100여 곳의 자치단체가 조례를 제정했지만 광주 북구, 울산 동구, 대전 대덕구 등의 대표적인 곳을 제외하고는 주민참여예산제의 취지를 살려 사업을 시행하는 곳이 드뭅니다. 사실 충남 천안이나 경기도 고양시는 주민참여예산을 제도로서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시민사회가 자체적으로 대안예산을 편성하여 행정기관에 제출하고 관련 예산 채택을 요구하는 활동을 통해 시민참여를 촉진오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서대문구는 주민참여예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조직적으로는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2006년에는 서대문의정참여단이 결성되어 2007도 예산안을 분석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기도 했으나 그 후 활동이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주민의 참여가 없는 지방자치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민참여예산제의 의의는 주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구정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높이는 한편 재정민주주의 실현하는 것입니다. 주민참여예산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여러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선 주민참여 예산 추진단을 구성하고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예산 및 결산 설명회 개최, 주민참여예산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산학교 등을 운영할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 서대문구가 특색 있게 주민참여예산제를 특정 분야부터 도입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괄적으로 편성되는 교육경비보조금이나 사회단체보조금에 대해 주민참여예산을 실시해볼 수 있으리라 봅니다. 교육경비보조금의 경우 학교장 및 행정실장 등 몇몇의 사업 요구에 의해 예산이 지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의 또 다른 주체인 학부모, 교사, 학생의 요구는 반영되기 힘든 구조입니다. 학부모 당사자로서, 다른 학부모 및 교사들의 의견을 일부 수렴하여 예산을 반영해 본 적도 있지만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사회단체보조금의 경우 단체가 공익적인 사업을 실제 실시하는지의 여부, 단체간 형평성의 문제로 논란이 될 때가 많습니다.
단체의 요구와 관련부서의 입장을 고려하여 심의위원회에서 예산 지원을 결정하기 전에 주민참여예산제를 일부 도입하여 전체 주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민참여예산은 예산 편성을 앞두고 몇 개월 동안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참여예산연구회가 가동되고 예산참여 동별 지역회의, 예산참여주민위원회 등의 핵심기구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들이 1년 동안 계속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집행부와 의회의 고유권한인 예산편성권과 예산심의권의 일부를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인 만큼 그 어느 누구보다 의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간담회 및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전체 공무원들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교육도 필수적이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구청장님의 의견과 의지는 어떤지 소상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다소 지루한 질문을 끝까지 경청해주신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과 공무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