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의회 구정질문
서정순 의원 구정질문
안녕하십니까? 홍제2동 출신 행정복지위원장 서정순 의원입니다. 구정질문에 앞서 아까 이문복 의원님께서 공식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사과를 하셨는데 제가 받아들이고 오늘부터 이에 대한 생각은 털어버리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런데 자리에 안 계시네요. 오늘의 구정질문은 질문이라기보다 어제였던 3𔅰세계 여성의 날 의미를 되새기며 청장님을 비롯한 집행부 공무원 여러분, 동료의원님 여러분, 지역 언론인들, 33만 서대문 주민들과 함께 우리나라 성 평등 수준과 서대문구의 여성정책 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1만 5,000 여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의 루트버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이 시위를 계기로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정하였고 세계 곳곳에서 매년 여성의 날 기념 행사를 펼쳐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3월 한 달을 여성의 달로 지정하여 50개 주정부 차원에서 여성단체와 함께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중국에서는 3월 8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여 공식 휴일로 삼아 여성들을 위한 갖가지 행사를 국가에서 열어 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여성발전기본법에서 7월 1일부터 7일까지를 여성주간으로 정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법을 개정하여 3월 8일이 끼어있는 일주일을 여성주간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는 17대 국회 때부터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여성 국회의원 40명을 비롯한 여성계 대표 100명에게 장미꽃 한 송이와 편지를 보냈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 내용 중에는 ‘3월 8일을 명절처럼 보내는 세계 각국의 관례대로 축하와 반성과 다짐의 마음을 담아 장미꽃 한 송이를 보낸다. 다른 나라들처럼 3월 8일 무렵엔 꽃값이 세 배나 오르는 상황이 어서 오기를 기원한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3𔅰일 세계여성의 날에 장미꽃 한 송이 받아보고 싶습니다. 청장님! 의장님!
내년에는 혹시 여성 의원들과 여성 공무원들이 장미꽃을 기대해도 될까요? 저는 가난한 집안에서 4녀 1남 중 셋째 딸로 태어나 집안에서, 사회에서, 결혼 후에도 많은 성차별을 경험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여성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고 그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결혼 후 서른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해 여성학을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구의원이 된 후 저 자신이 겪은 성차별 경험과 여성주의 의식을 바탕으로 나름 서대문구의 여성정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서울시는 2004년 이래 매년 인센티브 사업의 일환으로 자치구의 여성정책을 평가해 왔습니다. 25개구 중 대부분의 평가지표에서 최하위권을 유지하던 서대문구가 2008년에는 모범구, 2009년 2010년에는 연속해서 우수구로 선정된 것이 정말 기쁩니다.
그동안 서대문구 여성정책팀 담당 국·과장님, 여성정책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다른 구간부님들과 여성정책 관련부서 공무원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1년도에는 여성정책 최우수구를 목표로 더욱 매진해 주셨으면 좋겠고 단지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질적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2010년도 서울시 자치구 여성정책 평가결과보고서를 토대로 우리 서대문구가 미흡한 분야를 지적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서대문구의 6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 양성평등교육 이수비율이 38%에 불과해 하위권에 속합니다. 참고로 서울시 자치구 평균 52.8%이고 양천구는 91.7%, 송파구는 83.1%에 달합니다. 문석진 구청장부터 솔선하여 모든 국장들과 함께 성인지교육을 이수할 의향은 없으신지 묻고 싶습니다.
성차별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자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런 평가결과 때문에 여정정책팀에서 구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성인지교육 예산도 편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 구 의원님들께서도 빠짐없이 교육에 참여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둘째 서대문구의 6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이 자치구 평균 21.9에 못 미치는 20.9%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강동구는 28.9%에 달합니다. 그리고 여성공무원의 주요 부서 배치 비율도 자치구 평균은 11.1%인데 비해 서대문구는 10.9%에 그치고 있습니다.
도봉구는 우리의 세 배가 넘는 35.6%나 됩니다. 문석진 구청장 취임후 서대문구 최초의 여성 국장도 탄생했고 최근 여성 5급 사무관도 한 분 더 늘어 많은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공무원들이 육아와 가사, 직장일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유리천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청장님께서 더 많이 애써주시고 여성 공무원 여러분도 희망을 갖고 도전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셋째 서대문구의 각종 위원회 여성 비율도 자치구 평균 36.9%에 못 미치는 36%입니다. 상부 지침도 있고 저도 여러 차례 지적했고 집행부에서도 많은 신경을 쓴 결과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동작구는 여성위원의 비율이 어떻게 47.4%나 달성했는지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넷째 여성정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적 의지로 예산이 얼마나 확보되어 있는가도 평가지표중 하나인데 서대문구의 여성정책부서 예산비율 역시 평균 13.7%에 못 미치는 12.7%입니다. 중랑구는 우리 구의 두 배나 되는 24.5%입니다.
여성정책팀이 포함된 부서의 예산 및 전담팀의 예산의 비율 역시 서대문구는 평균 1.0%에 못 미치는 0.9%입니다. 제가 언급한 평가지표는 매년 여성정책평가에 포함되는데 여성정책팀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어느 누구보다 구청장의 결단이 필요하고 행정지원과와 정책기획담당관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또한 2010년도에 평가지표로 추가된 아동·여성 보호지역 연대운영 실적이 매우 미흡했다는 평가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2010년 6월 서대문구에서는 일명 홍은동 10대 엽기살인사건이 벌어져 세상 사람들을 경악하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건이 벌어졌을 때 서대문구청을 필두로 관련 기관과 단체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상임위를 통과한 서대문구 아동·여성 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조례가 내일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그것을 계기로 집행부가 보다 적극적인 지역 연대사업을 추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 자리를 빌어 추가로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것이 서대문 체육회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서울YMCA의 성차별에 관한 2011년도 1월 27일 대법원 판결에 관한 것입니다. 서울YMCA는 여성회원과 자원봉사자의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회원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세계적으로 1만 여 개의 YMCA뿐 아니라 국내 60여 개 YMCA도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서울YMCA만 유일하게 여성의 총회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단체 내외의 문제제기, 여러 기관의 권고와 조언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여성도 총회에 참석하지 못 하게 해서 5년 8개월 동안 소송이 이어졌고 대법원은 서울YMCA에게 성차별로 인한 정신적 피해보상을 하라며 38명의 여성회원들에게 1인당 각 천 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시대착오적인 성차별 관행을 고수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고 있는 서울YMCA에게 우리 서대문구청이 체육회관을 1993년부터 계속 위탁 운영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그뿐 아니라 서울YMCA에는 서대문구청을 비롯하여 서울시와 여러 구청으로부터 여러 시설을 위탁 운영하는 과정에서 2001년 3월부터 2002년 9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10개의 지회를 합하여 2억 8,000여 만원을 횡령했다는 검찰 조사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금액 중 서대문 체육회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서울YMCA 서대문지회가 7,300만원으로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유감스럽게도 어제 밤에서야 이 내용이 담긴 자료를 처음 보게 되었는데 서대문구청의 관계 공무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 사실을 몰랐다면 직무유기일테고 알고도 묵인했다면 큰 문제라고 보는데 구청장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다시 성평등의 문제로 돌아와 문석진 청장께서는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계신지요. 언론에서는 여풍이니 알파걸이니 하고 가정에서는 여성이 경제권을 쥐고 있다며 우리 사회는 여성상위시대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그런데 국제적인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성평등 수준은 형편없습니다. 2010년 기준 세계 경제포럼이 발표한 글로벌 성격차 연례보고서에 따라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34개국 중 104위로 최하위권입니다. 그리고 2009년 기준 한국은 문해율, 취학률, 기대수명 등을 바탕으로 조사한 남녀평등지수에서는 155개국 중 25위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치 및 경제분야의 여성 참여정도를 나타내는 여성권한 척도에서는 109개국중 61위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저출산 고령화의 심각성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2010년도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률은 1.2%이고 2009년 서울시 통계자료에 의하면 서대문구 출산률은 0.96%에 불과합니다. 저출산의 문제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 사회의 성차별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2009년 기준 OECD국가의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평균 61.5%인데 한국은 2011년 1월 기준 현재 절반에도 못 미치는 47.3%에 불과합니다.
성평등 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도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UN개발계획이 발표한 2009년 여성권한척도 순위에 따라면 1위는 스웨덴 2위는 노르웨이입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의 북유럽은 1990년을 전후하여 오히려 출산율이 상승하였고 현재도 80년대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의 남유럽은 양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지 않고 가족복지에 대한 국가 지원도 낮아 출산율이 낮습니다. 결국 출산율은 성평등의 문제로 바라보고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성차별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결단이 가장 필요하겠지만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도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무엇보다 여성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육아문제의 해결이 가장 절실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3월 2일 개원한 서대문구 영유아플라자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주신 청장님께 감사드리고 제2, 제3의 영유아플라자도 만들어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나라는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1%이고 그중 절반이 공무원이라는 통계가 있어 서대문구청 현황을 알아보니 지금까지 육아휴직을 쓴 남성공무원은 단 1명뿐이었다고 합니다.
서대문구청에는 공무원 커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같은 직종에 근무하면서조 여성들만 육아를 전담하고 있으니 성평등이 더욱 요원하게 느껴집니다. 노르웨이의 경우 국가와 기업의 제도적 뒷받침과 사회의 인식개선으로 2006년 현재 직장 남성의 90%가 6주 출산휴가를 쓰고 그 이상기간 육아휴직을 이용하는 남성도 18%나 된다고 합니다. 언론에 발표된 우리나라의 한 통계에 따르면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지 이유가 인사상 불이익이 걱정돼서라는 응답이 41.4%로 가장 많고 주변의 시선이나 고정관념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응답비율이 38.2%, 경력 단절 등으로 커리어가 뒤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12.5%로 나왔습니다.
서대문구청의 남성 공무원들부터라도 육아휴직에 동참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가 되도록 청장님께서 특별히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육아휴직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교육과 훈련의 기회도 제공되어야 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국민소득이 14% 늘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서대문구 주민들의 성평등 의식 확산과 실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성과 남성 모두가 행복한 서대문구를 만들기 위해 집행부와 의회가 한 뜻으로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의견이 다르거나 다소 흥미가 없을 수 있는 내용을 장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