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의회 구정질문
김호진 의원 구정질문
존경하는 서대문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연희동 지역구 출신 김호진 의원입니다. 먼저 오늘 이렇게 긴급하게 구정질문을 하게 된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오늘 이렇게 갑작스럽게 구정질문을 하는 이유는 우리 구의회 재정건설위원회 전문위원에 대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비정상적인 인사를 단행한 구청장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듣고자 함입니다. 구청장께서는 이번 인사에서 올해 1월 1일자로 구의회에 새로 온 재정건설위원회 전문위원을 6개월만에 동 주민센터로 보직 이동을 명했습니다. 전문위원이 뭐 하는 사람입니까?
지방자치법 제59조 제1항에는 위원회에는 위원회 자치입법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의원이 아닌 전문지식을 가진 위원을 둔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민 대표인 의원은 아니지만 전문위원도 위원회 구성원 중 한 사람인 위원입니다. 단순한 구청 공무원이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별도의 보좌관을 둘 수 없는 지방의회에서는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할 때 가장 크게 기댈 수밖에 없는 조력자가 바로 전문위원입니다. 그래서 법률에서 전문위원 규정을 따로 두는 것이고 이러한 위치의 인력에 대한 인사를 할 때는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도울 의지와 능력을 갖춘 사람을 준비하는 것이 인사권자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예상 가능한 일상적인 인사 시즌이라도 전문위원의 인사는 더욱 더 의회의 의견을 존중하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텐데, 6개월간 의원들과 호흡을 맞추고 이제 본격적으로 일 잘 시기에 예상하지 못하게 독단적으로 교체를 하다니 그 저의가 매우 궁금합니다.
지방자치법 규정 하나 더 읽겠습니다. 지방자치법 제91조 제2항엔 ‘사무직원은 지방의회의 의장의 추천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의회사무국 인사권을 의회가 갖는 것은 지방자치 발전 방안의 하나로 꾸준히 제기된 과제입니다.
현재로선 미흡하나마 의회 직원에 대해서만큼은 의회가 사후적이고 소극적인 개입을 하도록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청장께서는 95년부터 제4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으로서 재무경제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하셨고 최근에는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도 되셨죠. 그럼 누구보다도 구청장께서 더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에 관심이 많을 것이고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할 포지션에 있으실 겁니다.
지방자치제가 발전하려면 지방정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절대 아닙니다. 지방의회와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하고 지방의회와 어느 정도 협력을 하고 지방의회한테 어느 정도 견제를 당하는 것이 지방자치 발전의 기본이고 시작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 입법활동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문위원의 소신있는 지원이 필수 조건입니다.
지방의회 상임위원장 출신인 구청장께서는 그 생리를 너무 잘 알아 구의회 인사를 이렇게 독단적으로 하는 게 아닌가 의심됩니다. 변명을 듣고 싶습니다. 몰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고의로 의원들의 입법활동, 의정활동을 방해하려고 그런 것인지.
그동안 우리 의회는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견제와 감시기능을 하는 우월적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집행부를 공격하고 대립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상생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을 해왔습니다. 서운하고 자존심 상하는 경우가 많아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미덕이고 구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집행부는 의회의 배려가 계속되니 마치 그것을 당연시 하고 오히려 의원의 요구나 지적을 무시하며 그 순간만 넘기면 된다는 식으로 대응해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제7대 구의회가 출범한 2014년 이후만 놓고 봐도 집행부는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개념만 있었어도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사건사고를 매년 일으켜왔습니다. 첫 해에는 전문위원 검토보고서가 마음에 안 든다고 여럿이서 전문위원을 둘러싸고 폭언을 하며 나중에 사과했던 사례, 작년에는 의원 발의 조례안을 협의하러 온 팀장이 발의 의원에게 그런 식으로 일하지 말라는 둥, 왜 자신을 피하냐는 둥 하며 의회 건물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싸웠다가 사과한 사례, 이외에도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든 크고 작은 의회 무시 사례가 많습니다.
하나하나가 개인의 일탈이나 실수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입니다. 구청장을 비롯한 집행부 전체의 인식과 문화의 문제라 봅니다. 이 정도면 구청장님을 포함하여 구청 전 직원 대상으로 의회민주주의, 지방자치 발전 과제 등에 대해 별도로 교육을 실시해야 할 수준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반면에 서울시의 다른 자치구 얘기를 들어보면 의회가 집행부에게 우리처럼 협조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달리 집행부 분위기는 의회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갓 승진한 사무관 같은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위주로 의회에 보내고, 반대로 의회 근무 후 본청으로 들어가는 직원들은 부서 배치시 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일반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의회에서 근무하는 것을 유배나 쉬러 간다고 인식하기보다는 공무원으로서 긍정적인 커리어를 쌓는 것이라고 합니다.
집행부 눈치보다는 의원 보좌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자연스럽게 조성되는 겁니다. 그들도 분명히 단체장이 임명하는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번 전문위원 인사는 단순한 절차상 실수나 하자가 아니라 평소에 익숙하게 여겨왔던 의회 경시 풍조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입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한 번 지적하고 잘하겠다는 답변 듣고 지나갈 문제가 아닙니다. 구청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에 대해 김호진 구의원이 간섭하는 게 아니고 서대문구민의 대표기관인 구의회가 정식으로 요청하는 것입니다. 구청장께서 이번 전문위원 인사를 철회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합니다.
아울러 향후 지방자치법 제91조 제2항에 따라 전문위원은 물론 구의회 사무직원 인사시에 의장 추천 절차를 공식적으로 밟을 것을 요구합니다. 지금까지처럼 집행부에서 대상자 후보를 정한 후 협의하는 것이 아니라 규정대로 의회가 추천하는 사람 중에서 임명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이상으로 구정질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