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의회 5분자유발언
서호성 의원 5분자유발언
지난해 말 2017년 예산안 심사 때 서대문구의회는 저의 주장대로 결산검사위원 수당 예산을 증액했습니다. 보다 전문적인 검사위원인력을 증원하고, 수당 현실화를 통해 좀 더 수준 높은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함입니다. 이에 따라 ‘결산검사위원 선임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검사위원 인원수가 3~5명으로 돼 있음에도 불구, 지금까지 3명만 선임하던 관례를 깨고 5명까지 선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선임된 결산검사위원은 3명에 불과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5명을 선임할 수 있는 예산이 있음에도 3명밖에 선임되지 않은 것은, 일단 서대문구의회의 의지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5명분의 예산을 확보하긴 했지만, 결산검사위원을 굳이 5명까지 선임할 필요성에 대해 충분한 공감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예산의 결산 승인은 지방의회의 핵심 권한이며 그래서 검사위원 선임도 지방의회의 고유권한입니다. 그래서 지방자치법 제134조에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출납 폐쇄 후 80일 이내에 결산서와 증빙서류를 작성하고 지방의회가 선임한 검사위원의 검사의견서를 첨부하여 다음 연도 지방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의회는 검사위원을 법이 허용한 최대한의 인원으로, 최대한 고급 인력으로 선임해 지방정부가 쓴 예산을 최대한 정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서대문구의회는 이렇게 법적 근거도 명확하고 예산이 확보돼 있음에도 우리 지방의회의 고유권한이자 핵심권한, 어찌 보면 의무인 결산검사라는 ‘전투’를 앞두고 스스로 병력을 줄인 셈입니다. 이건 제대로 전투하는 자세가 아닙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또 결산검사 위원선임을 위한 서대문구 조례 자체가 양질의 검사위원 선임을 막고 퇴직공무원들의 선임을 보장하고 있는 쪽으로 매우 잘못돼 있다는 것을 이번에 절실히 느꼈습니다. 지방자치법으로 확실하게 보장된 우리 지방의회의 권리를 우리 스스로 우리가 만든 조례로써 포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서대문구의회 결산검사위원 선임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2조 검사위원의 자격을 보면 일단 ‘서대문구에 거주하고 있는 자’이어야 하며 ‘서울특별시 또는 서울특별시 자치구에서 예산 또는 회계 관계 업무를 5년 이상 담당한 경험이 있는 자로서 5급 이상의 직에 있었던 자’거나 ‘기타 공인회계사·세무사 등 재무관리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자로서 검사위원이 될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가 검사위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조례에서 ‘서대문구에 거주하고 있는 자’라는 규정이나, ‘공무원을 선임할 수 있다’는 규정은 상위법에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위법적 요소마저 있는 조항입니다. 검사위원의 선임 방법을 규정한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83조에는 ‘검사위원은 해당 지방의회 의원이나 공인회계사·세무사 등 재무관리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자 중에서 선임한다.’고만 돼 있습니다. 이 상위법에서 어떻게 ‘서대문구에 거주하고 있는 자’라는 규정이나, ‘공무원을 선임할 수 있다’는 규정이 포함된 조례가 나올 수 있습니까?
이는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등 전문가 그룹에서 검사위원 선임을 어렵게 하고 서대문구에서 퇴직한 공무원들이 검사위원으로 선임되게끔 유도된 조항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퇴직 공무원들이 그 동안의 경험을 살려 검사위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자신이 일했던 곳에서, 친한 후배들이 근무하고 서대문구청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결산검사를 할 수 있겠습니까? 또 전문가 그룹인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중에 일당 12만원 받고 온 종일 결산검사 할 사람이 얼마나 되며, 그 중에서 또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사람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이겠습니까?
우리 지방의회의 절대적 권한을 왜 우리 스스로 이렇게 포기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고, 이런 지극히 당연한 잘못을 바로잡는 게 왜 이리 힘든지 이것도 정말 안타깝습니다. 우리 서대문구의회는 조속히 조례를 개정해야 합니다. 우선 검사위원을 ‘서대문구에 거주하고 있는 자’ 중에서 뽑는 조항을 삭제해 서울시나 필요하다면 전국 어디서나 지방자치에 관심 있고 소신 있는 전문가들이 검사위원에 선임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합니다.
또 퇴직 공무원을 검사위원으로 선임할 수는 있으나 서대문구 출신이 서대문구 결산검사위원이 되면 안 됩니다. 이와 함께 예산관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도 검사위원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검사위원 수당을 크게 올려야 합니다.
수준 높은 검사위원 선임은 좀 더 면밀한 결산검사로 이어지고, 이는 또 지방정부인 서대문구청의 예산집행에 신중함을 자극함으로써 결국 서대문구 예산계획 및 집행이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되는 길입니다. 당장 수당 예산 얼마를 아끼는 것이 지방의회가 할 일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내년부터 검사위원은 공개모집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방자치발전에 소신 있는 전문가들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선배,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합니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