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의회 5분자유발언
김미연 의원 5분자유발언
사랑하는 동구민 여러분! 존경하는 안종원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늘 현장에서 수고하시는 박진석 부구청장님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김미연 의원입니다. 얼마 전 저는 ‘기적’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는 경북 봉화 산골마을 사람들이 길 하나조차 없던 곳에 기차역을 만들기 위해 땀과 시간, 희망을 모아 일군 실화에서 출발합니다. 양원역,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역으로 알려진 그곳은 1988년 주민들이 역명부터 대합실, 승강장까지 직접 지어낸 곳입니다. 마을을 지키고 연결하기 위한 절박함으로 만들어낸 기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적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2011년 영업중지 위기를 맞았을 때 주민들은 다시 뭉쳤고 2013년 관광열차 운행으로 양원역은 부활했습니다. 이는 작은 역 하나를 지킨 것이 아니라 주민의 힘이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낸 사례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보며 자연스럽게 범일동이 떠올랐습니다. 범일동은 한때 삼화고무를 비롯한 공장들이 돌아가던 산업의 심장이었습니다. 누나의 거리와 보림극장은 노동자들의 하루를 위로하던 생활의 공간이었지요.
그러나 산업이 빠져나간 뒤, 이 지역은 오랫동안 부산의 중심에서 멀어져 있었습니다. 보림극장을 철거할 당시 “50년의 역사를 남기겠다”고 했지만 부산 3대 극장의 기억은 제대로 기록되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부산패션비즈센터를 건립할 때도 섬유‧패션 특화거리 조성 등 큰 계획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주민들께서는 그곳이 어떤 역할을 하는 공간인지조차 잘 알지 못하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씨앗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신발‧봉제‧섬유 산업의 기억을 현재의 창작 산업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들, 올해 상반기 완공될 이중섭 문화거리 리뉴얼, 그리고 연말마다 주민들이 직접 골목을 밝히는 누나의 길 빛의향연.
그리고 저는 최근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현장을 살펴보던 중 골목 안에서 간판만 바뀌었을 뿐인데 전혀 다른 이미지로 변신한 덕수여관, ‘덕수스테이’를 발견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내부도 너무 잘 꾸며져 있었고 사장님께서는 외국인 관광객도 자주 찾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래된 여관 한 곳의 변화지만 그 공간이 가진 이야기를 지우지 않고 새로운 쓰임으로 다시 연결했기에 가능했던 변화였습니다. 범일동의 골목과 건물들이 여전히 충분한 잠재력을 품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모든 정책과 변화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새로 짓는 개발이 아니라 기억 위에 짓는 도시라는 것입니다. 과거 공장이 있던 자리, 사람들이 오가던 골목, 삶이 축적된 장소를 지우지 않고 다시 이야기로 엮어내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사업도 행정만 움직이고 주민의 관심이 멈추면 도시의 변화는 정체됩니다.
하다 만 채 멈춘 공간은 결국 또 하나의 아쉬운 행정으로 남게 됩니다. 양원역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주민들이 그 역을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범일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부산패션비즈센터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드나드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 이중섭 거리가 ‘보는 거리’가 아니라 머무르고 기록되는 거리로 남기 위해 주민의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범일동은 이미 영화, 산업, 예술 등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그 이야기를 끝까지 함께 완성하겠다는 의지입니다. 행정이 혼자 끌어가는 정책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기적! 양원역이 그랬듯 우리 동구도 할 수 있습니다.
기억 위에 짓는 도시, 범일동! 그 기적의 시작을 위해 주민들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컨트롤타워 구축을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다가오는 민족의 명절 설을 앞두고 우리 동구 곳곳에 따뜻한 기운이 가득하길 바라봅니다.
주민 여러분! 동구를 위해 누가 정말 진심으로 열심히 일을 하는지 똑똑히 지켜봐 주십시오. 모두모두 행복한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과 웃음이 함께하시길 소망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