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의회 5분자유발언
김수완 의원 5분자유발언
의원
존경하는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시민 여러분!
김창규 시장님의 세 번째 조직개편은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조직개편을 길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조직개편을 한 단어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자리만들기.” 지금 당장 휴대전화를 열어 포털에 나온 기사들을 검색해 보십시오. 조직의 효율을 말하는 기사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단 한 건의 기사도. 이 조직개편이 시민의 복지를 어떻게 개선하는지, 행정의 효율을 어떻게 높이는지 말하지 않습니다. 모든 기사의 초점은 오직 하나입니다. 인사 적체 해소, 승진 자리 증가, 국장·과장 자리 확대 이것이 우연일까요? 아닙니다. 시장님께서 이번 조직개편을 그렇게 설명했고 그렇게 밀어붙였기 때문입니다. 행정 효율을 고민했다면 업무 재배치와 기능 조정이 기사에 나왔어야 합니다. 시민 복지를 생각했다면 현장 대응력과 민원 처리 속도가 논의됐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목적이 그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직개편은 총정원이 늘어나는 개편이 아닙니다. 대신 고위 직급만 더 많아집니다. 9급은 줄고 4·5·6급은 늘어납니다. 즉 손발은 줄이고 머리는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효율입니까? 이것이 시민을 위한 개편입니까?
아닙니다. 누가 보더라도 이것은 자리 만들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시민의 삶에는 아무 변화도 주지 못하면서 조직의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둔 채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가장 쉬운 선택을 한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목적이 완전히 전도된 정책, 그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행정 선택이라고 평가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조직개편을 대하는 시장님의 태도입니다. 의회 상임위원회가 이 안을 부결했습니다. 이는 의회의 정당한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의회를 다시 설득하기보다 먼저 기자실로 달려갔습니다. “끝까지 관철시키겠다.”, “꼭 필요하다.” 저는 이 발언을 들으며 시장님이 의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분명히 드러났다고 느꼈습니다. 시장님에게 있어 의회는 협의의 대상이 아니라 넘어서야 할 절차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우려하는 바입니다.
이것은 협치가 아닙니다. 권한을 가진 한 사람의 오만한 태도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시장님은 이처럼 무리한 조직개편을 어째서 추진했을까요?
‘자리를 늘리면 공무원들은 무조건 좋아할 것이다’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까요? 물론 승진 자리가 늘어나면 좋기도 하겠죠. 그러나 다수의 공무원들은 자리만을 보지 않습니다. 일의 합리성을 더 많이 추구합니다.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바뀌면 그 부담은 결국 공무원에게 돌아옵니다. 민원 앞에서 설명해야 하는 것도, 시민의 불편을 감당해야 하는 것도 모두 일선 공무원들의 일입니다.
그런데도 ‘자리만 늘리면 내부는 이해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그것은 공직사회의 전문성과 양심을 동시에 무시한 인식입니다. 시장님께서 자주 하신 말씀하신 대로 공무원들은 유능한 사람들입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에 절대 속지 않습니다. 진짜 조직개편을 할 생각이었다면 시장님은 이러한 고민부터 했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과거와 달리 이제 에너지와 환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역이다. 현재 제천시는 여전히 에너지와 환경의 업무가 나뉘어 흩어져 있다. 이를 개선해야 한다. 진짜 효율은 이런 구조를 바로잡는 데서 시작되는 것 아닙니까.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 정책이자 시대의 요구이다. 그렇다면 제천시에 탄소중립의 방향을 책임지고 설계하는 조직이 있는가. 혹여나 한 명의 직원에게 모든 것을 맡겨두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조직개편에 필요한 내용 아니었습니까?
기후 위기와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하천팀은 재난 대비라는 본연의 업무는 뒤로 미뤄둔 채 ‘둘레길팀’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수년째 둘레길을 만들어주는 업무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진짜 조직 효율은 이런 곳에서 나와야 하는 것 아닐까요?
시장님께 말씀드립니다.
시장님, 시정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시면 안 됩니다.
시장님, 의회를 이렇게 경시하시면 안 됩니다. 의회를 얕보지 마십시오. 상대를 대할 때는 제발 존중으로 대하십시오.
시장님, 공무원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그분들은 시민을 대신해 일하는 전문가 집단입니다. 자리를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조직을 바꾼다고 책임이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조직개편은 자리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구조를 설계하는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5분 발언을 마치겠습니다.